요즘 이탈리아 디저트에 관심이 생겨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알게 된 디저트 중 하나가 까놀리다.
처음엔 그냥 바삭한 롤 안에 크림이 들어간 흔한 간식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이탈리아에서도 꽤 유서 깊은 전통 디저트였다. 이걸 처음 본 건 미국 베이커리 유튜브 영상이었는데, 그때 한 입에 베어무는 순간 크림이 흘러나오고 껍질이 바삭 소리 나던 게 꽤 인상 깊었다.
까놀리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지방에서 유래한 디저트로, 겉은 튀긴 반죽 껍질이고 그 안에는 달콤한 리코타 치즈 크림이 들어간다. 보통은 튜브 모양으로 만들어지며, 양쪽 끝에는 초콜릿칩이나 피스타치오 같은 토핑이 살짝 박혀 있는 경우가 많다. 크림은 설탕을 넣어 단맛을 내고, 바닐라나 오렌지 껍질을 섞어서 풍미를 더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는 리코타 치즈가 주재료인데, 지역이나 사람에 따라 마스카포네를 섞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름도 독특해서 처음 들었을 땐 어떻게 읽는 건가 싶었는데, cannoli는 복수형이고 단수형은 cannolo라고 한다.
이탈리아어로는 작은 튜브라는 뜻이라고. 이름만 봐도 모양이 바로 떠오른다.
겉에 뿌려지는 파우더나 토핑도 꽤 다양해서, 슈가파우더를 뿌리거나 계피, 초콜릿을 입히는 식으로 다양하게 응용된 버전이 많다. 시중에 파는 제품은 크림이 안에 미리 들어가 있어서 껍질이 눅눅한 경우도 있는데, 전통적인 방식은 껍질과 크림을 따로 보관하다가 먹기 직전에 조립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그래야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식감을 살릴 수 있다.
레시피를 찾아보면 일단 껍질을 만드는 과정이 조금 번거롭긴 하다. 밀가루 반죽을 얇게 밀고, 둥글게 자른 다음 튜브형 금속 몰드에 감아서 기름에 튀긴다. 겉면이 황금색이 되면 몰드에서 분리하고 식혀야 한다.
그다음 크림은 리코타 치즈에 설탕, 바닐라, 오렌지 껍질 등을 섞어 만든다. 이걸 짤주머니에 넣고 껍질 양 끝에서 채워 넣는 방식이다. 마무리로 양쪽 끝에 초콜릿칩이나 다진 피스타치오를 붙이면 완성.
개인적으로는 이 디저트의 매력이 바삭한 껍질과 크림의 대조에 있다고 느꼈다. 겉은 거의 튀김처럼 단단하고 고소한데, 안쪽 크림은 포근하면서 부드러운 치즈 풍미가 입안에서 퍼진다. 그래서인지 한두 개만 먹어도 은근히 포만감이 있다. 달콤하지만 과하지 않고, 치즈 덕분에 풍미도 살아 있어서 진한 커피나 에스프레소와도 잘 어울린다.
까놀리는 중세 시절부터 먹어온 디저트라고 하는데, 카니발 기간 같은 특별한 시기에 주로 먹는 음식이었다고 한다. 특히 시칠리아 지방에서는 명절이나 축제 때 빠지지 않는 디저트 중 하나라고 한다. 재미있는 건 이 디저트가 단순히 음식이라기보다는 문화적인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한다는 점이다. 시칠리아 출신 사람들에게는 어릴 적부터 익숙한 맛이라고도 하고,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이민자들이 가져온 음식 문화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비슷한 이름 때문에 혼동하기 쉬운 디저트가 하나 있는데, 프랑스의 까눌레가 그렇다. 까놀리랑은 생김새도 다르고 재료도 완전히 다르다. 까눌레는 바닐라와 럼이 들어간 커스터드 반죽을 구워서 만든 케이크 형태인데, 이름이 비슷해서 처음엔 헷갈렸다. 또 어떤 사람들은 파스타 튀긴 간식을 까눌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것도 정확한 명칭은 아니라서 참고 정도만 하면 될 것 같다.
언젠가 직접 만들어볼 생각인데, 리코타 치즈 구하는 게 관건이다. 마트에서도 파는 제품이 있지만 수분이 많아서 그대로 쓰면 크림이 묽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체에 받쳐 수분을 제거한 뒤 쓰는 게 좋다고 한다. 튀김 껍질도 직접 튀겨야 하다 보니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영상에서 본 것처럼 바삭하고 진한 맛을 낼 수 있다면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요즘은 이탈리안 디저트 전문점에서도 까놀리를 판매하는 곳이 조금씩 늘고 있다. 커피 전문점이나 베이커리에서도 시즌 한정 메뉴로 나오는 경우가 있으니까, 직접 만들어 보기 전에는 외부에서 맛을 봐도 좋을 듯하다. 단, 시중 제품은 미리 조립돼 있어서 식감이 조금 아쉬운 경우가 많다는 건 감안해야 한다.
정리하자면, 까놀리는 단순한 간식을 넘어서 이탈리아, 특히 시칠리아의 문화와 정서가 담긴 디저트다. 만드는 법은 약간 복잡해도 그만큼 매력이 분명한 음식이다. 바삭함과 부드러움, 고소함과 달콤함이 공존하는 디저트를 찾는다면 충분히 눈여겨볼 만하다.
다음엔 꼭 한 번 만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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